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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2018.08.29 06:48

캐릭터를 용서하실 수 있나요? (설문)

3497 (76573d42)


쓰레기통 글은 조금 지나면 지워질테니 가벼운 설문 하나 올리고 갑니다.

가볍게 즐기실 분은 세세한 뒷배경을 다 읽지 않아도 아래에 3줄 정리가 있사오니, 긴 글 울렁증은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 - - -

여기 A가 있습니다.

A에게는 부친과 형제가 있습니다.


그 'A의 부친'은 A에게 이상적인 아버지 상입니다.

'A의 형제'는 누구나에게 맘씨 좋은 형제입니다.


그러나 A의 부친은 A를 위해 A의 형제를 희생시킵니다.

그리고 그 여파로 A의 형제는 반 폐인이 됩니다. - A는 이 사실을 모릅니다.


A는 형제와 우애가 좋았습니다. 설령 그가 반 폐인이 됐어도요

그러나 정신이 망가진 형제는 한순간 A에게 시기와 두려움을 품어 우발적인 폭행을 저질렀고,

형제는 사과를 거듭하다 부친에게 끌려나가게 됩니다.


A는 트라우마와 위협을 느끼고 형제와 점점 멀어집니다.

화해하려 몇번이고 노력했습니다만, 부친의 만류와 자신의 용기 부족으로 인해 실패합니다.


결국 A는 형제를 잊습니다.

그리고 부친이 물려준 지위에 올라, 책임을 가지고, 아랫사람들을 돌보고, 자선을 베풉니다.

부친은 상왕과도 같은 지위에서 A를 조율하는 실권자로 남습니다.


어느 날 A는 부친이 형제에게 저지른 모든 행동을 알게 됩니다.


폐인화의 인과관계는 놀랍도록 뚜렷했으며, 그 원흉은 부친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친이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라도 희생을 중단시키고 형제를 치료하는게 가능했지요.

그로 인해 A의 형제가 누리는 삶은 하루하루가 고문과도 같은 나날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느끼지 못한 분노를 품고 부친에게 향한 A는 일단 그를 설득합니다.

그러나 부친은 A의 요구를 대놓고 거부했고, A는 참다못해 부친을 밀쳐냅니다.


그러나 정정해보이던 부친은 사실 극도로 쇠약해져 있었고,

A가 원인이 되어 사망합니다.


멘붕한 A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어찌어찌 구해집니다.


그 일로 말미암아 A와 주변인들은 더 기가 막힌 사실을 알게 됐는데,

사실 A의 부친은 지금 가문과는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사람이었고,

가문을 속여 재산과 지위를 부정하게 얻은 사기꾼이었으며,

A의 형제야말로 지금의 재산과 지위를 올바른 계승할 원래 후계자였던 거지요. (즉 남남)


사태가 이리되고 보니 부친을 죽인 A를 향해 주변의 반발이 거세집니다.

A 충성파와 부친파, 그리고 형제 옹립파로 나뉘어 내분 직전의 흉흉한 상황에 돌입합니다.

부친파는 점점 형제 옹립파와 야합하며 A를 공격하는 와중에, A는 멘붕 상태로 두문불출합니다.

식사와 물을 입에 대지 못하며, 주변인들이 공포에 떠는 A를 묶고 링거를 꽂아 목숨만 연명합니다.


그동안 A가 케어하지 못한 형제는 부친을 죽인 A에 대한 두려움이 폭주합니다.

마침내 형제는 형제 옹립파와 함께 수많은 인명피해를 동반하며 A를 끌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어찌저찌 이악물고 일어나 내분에서 승리한 A는 형제를 가둬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와중에 A 충성파는 대거 사망하여 와해했습니다.

형제 옹립파는 무너졌지만, 실세였던 부친파는 살아남아 정치적인 공세를 유지합니다.


마침 A에게 손을 뻗는 타세력이 있었지만,

그들과 손을 잡게 되면 구 A 세력과 싸우고, 관계없는 사람도 휘말리는 유혈 사태로 번지게 됩니다.

남은 이들은 이 모든 후환을 방지하기 위해 형제의 처형과 강경 진압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A는 차마 선택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A는 남아있던 충성파를 싸그리 긁어모아 지위도 재산도 버리고 야반도주합니다.

형제의 심신을 치유하고, 충성파의 안전을 위한 마지막 안식처를 찾아 정처 없는 여정을 떠난 거죠.


시간이 지난 뒤, A는 정착하여 거식증도 고치고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그러나 형제와 부친에게 가한 일은 평생 잊지 못하며, 누구의 일도 미화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부친의 유해와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거두어 기리고, 매년마다 형제와 함께 묵상의 시간을 갖습니다.


- - - -

3줄 요약입니다.


A는 부친을 살해한 존속살해범입니다. 사고로 벌어진 일이었으나 본인이 폭력을 휘두를 마음은 가지고 있었기에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있지요.


A의 부친은 A만을 위해서 A의 형제도 희생시킨 냉혈한이자 사기꾼입니다.


A의 형제는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으며, A가 부친을 죽인 걸 알고는 주변 꼬드김에 빠져 A에게 칼을 들이댄 장본인입니다.


- - - -

여기서 질문 드립니다.


1. 조력자나 라이벌로서의 A를 본다면 독자가 용납할 수 있을까요?


2. 여러분은 A의 형제를 용서하실 수 있나요?


3. 마음에 안들거나 암에 걸리는 등의 이유로, 넣거나 빼야 할 건 뭐가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긴 스크롤 내려 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 - - -

ㅁㅁㅁㅁ 2018.08.29 07:18 (a6b6ebf8)

1번이나 3번은 모르겟고 2번의 답은 확실합니다.


아무도 A의 형제를 용서하지 않을겁니다.

애당초 아무런 죄가 없거든요! 죄가 없는데 어찌, '무엇을" 용서한단 말입니까?

조건성립이 안되는데 말입니다.



ㅁㄴㅇㄹ 2018.08.29 07:55 (505654ab)

1.어이는 없지만 자기가 그리 선택하겠다는데 뭐.. 어쩔 수 있나요


2.형제는 딱히 잘못이 없어보이는데 말이죠?

직위가 세습제라면 친자에게 정당성이 더 있어보이고 말입니다.


3.뭘 물어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이나믹 2018.08.29 08:23 (22451f96)

이제 겨우 반 50이 되어가는 삶이라 별로 오래 산 것 같진 않은데.


재밌는 인생을 좀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왕따를 당해보기도 했고 누군가를 괴롭혀보기도 했고 (서로 다른 사람입니다. A가 저를 왕따 시켰고 B를 괴롭혔죠.)


짧은 연애도 긴 연애도(1달도 안되는 연애와 2년이 좀 안되는 연애) 해봤고 가까운 가족은 세명이 죽었죠.(촌수로 1촌 1명 2촌 2명 그 이상은 많으니 생략)


시험에서 객관식을 한 3문제 뺴고 다 틀려보기도 하고 시험에서 100점을 맞아보기도 했고 자퇴도 해봤고 휴학도 해봤고 대학을 두곳에 다니기도 했고


대학 연구실에 잠시 석사분들과 프로젝트도 해봤죠.


많은 사람을 만나봤습니다. 한 친구는 어릴때 안좋은 그룹에 속해서 다른 사람의 다리를 칼로 찔러봤으며, 한 형은 언제 쓰러져 죽을지 모르는 병을 달고 살았고 동시에 그 형은 집이 부자여서 본가에는 메이드 같은게 있다고 하더라고요.(외국이 본가시라 직접 가보진 못했습니다.)


이런 삶을 살면서 느낀건 뭐랄까 그래요.


도덕적인 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걸 해소할수 있는건 피해자 뿐이예요. 피해자가 이제 괜찮다고 하기 전에 그 죄는 죄책감은 절대로 씼어내서도 씻겨져나가지도 않습니다. 다만, 법률적인 죄는 판사님이 판단하고 그것으로 끝나죠.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니까요.


도덕적으로 저들을 용서할수 있느냐고 하시면 그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들의 죄는 제가 감히 이해해서는 안되는 피해자 본연의 아픔이니까요.


그들을 이해하느냐고 물으면 그건 어느정도 이해는 합니다. 그렇다고 저들의 불행이 그들의 죄가 아니라고 말할수는 없겠네요. 의도였건 의도치 않았건 무언가를 행했고 그 행동의 책임은 본인이 짊어져야하는 부분입니다. 그들은 선택을 했고 그 길을 짊어지는 것이죠.



노예왕 2018.08.29 11:15 (45bdd66f)

1. 용납 못할 이유가 있나요?


2. 그건 사람마다 가치 기준이 다르죠. 본인이 A의 입장이라면 이해는 해도 용서는 못할 거 같습니다. 용서하기엔 후환이 두려우니까요. 그리고 본문의 스토리를 소설로 쓰기 전에 참고하기 위한 질문이라면 잘못된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3. 이게 현 판무 시장의 독자들을 상대로 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면, 적어도 '그러나 A는 차마 선택을 할 수 없었습니다.'라는 부분을 바꿔서 A에게 극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앞부분은 최소 10화 이내로 마무리하고요.



ㅇㅇ 2018.08.29 11:53 (a89e6498)

사람이 개선을 하고 그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선'으로 봅니다.


발암같은 요소를 넣고 싶다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가던가, 쉬쉬하면서 같은 짓을 반복 혹은 더 악질로 되면 됩니다.


'반성'이란 것이 없으면 사람들은 분노하게 됩니다.



Igraj moja Hrvatska 2018.08.29 13:05 (9a6f841b)

셋 다 매우 정상적인 것 같은데요? 딱히 반성을 할 필요도 없을거 같고 그대로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A - 작위 계승을 위한 존속 살해는 정상입니다. 들켰고 그로 인한 반란을 진압하지 못했으니 죄인일 뿐이죠.


 그래도 괜히 다른나라 궁정에 가서 전쟁 명분으로 사용될 여지를 안줘서 상당히 개념적인 행보를 보여줍니다.


부친 - 이 중 가장 정상입니다. 뻐꾸기로 들어온 천한 신분이긴 해도 국고가 바닥나거나 봉신들과 친목질을 못했으면 벌써 터져나갔겠죠.


 게다가 아들에게 작위를 계승시키기 위해 다른 아들을 쳐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상속법이 분할상속이면 이걸 안하는게 암군이죠.


형 - 들통난 암살로 인한 반란으로 옹립되었기에 명분이 서며, 계승권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은 안쳐내면 안됩니다.

종교가 뭔지 안나왔는데, 만약 이슬람이면 부패도를 올리는 남자 가문원은 쳐내야만하니 정상입니다.


다만 본인이 신경 쇠약과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어 필연적으로 섭정이 붙어야한다는건 크나큰 문제군요.

하지만 이 바닥이 그렇듯 일단 내전에서 이긴놈으로 어찌저찌 해봐야죠.


다만, 내용전개에서 잔혹함과 막장성이 상당히 부족한게 아쉽네요.

막장성을 좀 늘리기위해 형제로 만들지 않고 남매로 만든다던지, 조로아스터교도로 한다던지 할순 있겠는데

그러면 지금처럼 가슴 따듯한 가족이야기가 될 수 없겠죠.

그래도 괜찮게 짜인 플롯같고, 아예 형 입장에서의 1인칭 소설로 묘사해도 소설화해도 재밌을거 같네요.



Igraj moja Hrvatska 2018.08.29 13:07 (9a6f841b)

아, 한가지 잊었는데, 배경이 동로마면 형제가 죽일놈 맞습니다.

내전으로 국력이나 소모시키고, 사산조나 튀르크랑 어떻게 싸우려는건지... 어휴



캐네 2018.08.29 15:19 (24969505)

왠지 댓글에서 역설사의 향기가 진하게 묻어나오는군요

크킹이라던가 유로파라던가...



ㅇㅇ 2018.08.29 14:37 (af74638b)

1. 주인공의 인물관계에 따라 다르겠군요. A의 형제나 부친과 관계가 깊었다면 용서하지 못할수도 있을것이고, 남남이나 A와 친밀했다면 용서할 수도 있겠네요. 뭐, 사실 어느쪽이든 개연성 있게만 쓴다면 문제 없다고 봅니다.


2. 정신적으로 아프다는데 개인적으로 용서 못할건 또 없죠... 물론 저지른 일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고, 언급된 수많은 인명피해에 무고한 민간인이 섞였다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3. 굳이 형제파가 부친파와 손잡는 이유를 잘모르겠네요. 정치싸움이면 명분이 중요할텐데, 정통한 후계자라는 명분을 가진 형제파가 굳이 사기꾼이라는 약점을 가진 부친파와 손잡는다? 뭐 세력이 약하다거나, 아니면 대중에게 공표된 사실은 실제와 다르다거나하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것 같습니다.



ㅇㅇ 2018.08.29 16:34 (37270bdf)

1. 개연성만 괜찮게 꾸미면 문제 없다고 봅니다. 애초에 대부분의 독자는 작가가 저런 사실들을 상세히 내용으로써 서술해 풀지 않으면 몇몇 설정덕이나 파고드니 별로 신경 안 쓸 겁니다.


2. 용서하는 자가 어떤 입장과 상황인지 명확하지 않아서 대답을 못하겠네요 그저 관찰자인 독자 입장에서라면 용서하고 말고 할 것도 없죠 잘못이 없으니


A를 주인공으로 한 1~3인칭 주인공 시점이면 의견이 갈릴 수 있겠네요 저는 전쟁으로 A가 아끼는 인물이 죽거나 물건이 파괴되지만 않았다면 용서합니다


3. 평균적인 독자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재미있으면 대부분 신경 안 쓰고 재미가 미묘하면 개연성이 중요해지니 결국 필력에 따라 갈리겠네요. 개연성도 관대한 사람이 있고 신경질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도 있으니 결국 대상 독자들을 어느 층으로 잡느냐에 따라 플롯 자체의 폐기까지 고려하셔야 할 것 같네요. 특히 장르 소설 독자면 수준을 많이 낮추셔야 할 겁니다



티타로스 2018.08.29 22:42 (77d401f4)

1,2,3 해결 방안.


A의 형제들에게 직위와 재산을 넘겨주고  A는 약간의 재산을 가지고 잠적(먼 곳으로 )떠난다. 정도네요.


1. A는 아무 잘못도 없이 그저 몰랐다는 점 하나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했고 형제들에게 지옥을 경험하게 했지만 본의도 아니였고 진상을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나름 노력했으니 용서하고 말고도 없죠.


2.A의 형제들도 용서 하고말고도 없이 그저 이용당하기만 하는 피해자입니다. 


3.저기서 A가 도망가면 지는거다. 내 권력이고 내 재산이다! 하며 두려움에 떨며 끝까지 버티는 게 암 걸리는 거죠.


깔끔하게 칼을 들이민 형제와 반대 파벌들을 숙청하거나 그냥 깔끔하게 떠나는게 좋죠. 

예초에 두려움에 떨면서 끝까지 버팅기는게 말이 안되거든요.



ㅁㅁㄹ 2018.08.30 17:59 (d25e8e73)

삐빅 평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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